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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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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길가는나그네 작성일 21-04-07 17:59 조회 49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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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있습니다.

나무와숲학교 공동체 주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제도 학생들이 6시간 이상을 걷고 오늘도 걷고 있습니다. 오늘은 바람이 불어서 더 힘들 듯한데, 저는 학생들 놀리는 재미에 빠져있고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은 걱정이 많으십니다. 계획을 놓고 마지막까지 결정을 미루었지만, 제주도는 상황이 조금 나은 터라 강행해보았습니다.

학교 체험 학습이면서 포상제 활동이기도 한데, 아이들은 걷는 것을 통하여 무엇을 배우게 될까요? 체력적으로는 한계를 뛰어넘는 경험을 할 것이고, 정서적으로 자연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 됩니다. 무엇보다 목표를 향해 걷는법을 배울 것 같지만 더 중요한 배움은 "기다리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어제 고등 2학년 남학생에게 물었습니다.

 "걷는거 어땠어?"
 "나쁘지 않았는데 조별아이들이 느려서 제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조금 힘들었어요.."

이 이야기의 포인트는
 "제 스타일은 아니지만 기다려 주었다"는 것이죠.

 "홀로" 걷는 것도 자신 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유익한 시간이 되지만 "함께" 걸을 때 배우는 것이 있습니다. 걷다 보면 앞질러 가기도 하고 뒤쳐져 혼자 걷기도 하지만, 곧 함께 걷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또한 숨이 차고 발이 아파오고 허리가 끊어질 듯한 아픔을 서로 공유하게 됩니다. 마치 빵 한 조각을 나눠 먹듯이 추억과 고통을 나눠 가지게 되는 것이죠.

자연과 더불어 걷다 보니, 나무와 숲, 꽃의 살아있는 것들에 온몸은 반응하게 됩니다. 살아있는 만물과 함께 호흡하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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