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숲학교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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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숲지기 작성일 22-02-26 18:03 조회 811 댓글 0본문
<졸업식>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나무와숲학교 제1회 졸업식이 조촐하게 치뤄졌습니다.
이전에 마친 친구들도 모두 소중한 제자들이지만 12학년까지 채운 아이들은 처음이기에 1회 졸업식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좀 차분하게 경건하고 진중하게 졸업식을 보내보려 했는데.. 이미 “이젠 안녕!”를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부르기 시작하면서 울음은 터져 버렸습니다.청승을 떨까봐 앞에 나가서 함께 축하노래를 부르지도 못했습니다.
“교장의 보내는 글”에서는 한 문장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눈치없는 울음을 참아 내느라 애썼습니다. 아이들의 시간의 깊이와 그들의 삶의 맥락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서 더 눈물이 난것이라 여겨집니다.
작은 졸업식이었지만, 아름다운 졸업식이었습니다. 그 동안의 선생님들과 부모의 노고를 다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지만 졸업식 내내 그 사랑의 숨결이 가득했습니다. 이 아이들은 세상에 나가서 이 사랑의 힘으로 살아내리라..
아이들과 부모님들 앞에서 나눴던 ‘보내는 글’의 일부를 공개합니다. 글 속에 학교의 교육철학이 담겨있습니다~
그 동안 마음으로 기도와 물질로 함께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나무와 숲 학교 제 1회 졸업생들에게- 보내는글]
나무와 숲 학교 제 1회 졸업생들에게
사랑하는 나무와 숲 1회 졸업생들 여러분 사실 선생님은 여러분들이 벌써 졸업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사실 아직도 더 가르치고 싶은 것이 많고 더 많은 것을 함께 공유하고 싶은데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우리는 키가 작든 크든 어떠하든 서로의 어깨를 빌려줄 수 있는 어깨동무의 가치, 다양한 나무들을 존중하는 교육을 통해 아름다운 하나님 나라의 숲을 만들어가는 학교라는 교육목적으로 여러분들을 교육했지만 정말 너희들에게 우리의 무릎을 굽혀서 어깨를 잘 내어주었는지, 정말 여러분들의 삶을 존엄히 여기며 각자의 다양한 개성들을 존중하며 교육했는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때로는 너희들에게 무한격려도 했지만 잔소리로 들릴 쓴소리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선생님들의 사랑이 여러분들의 삶 속에 깊이 뿌리 내리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시간의 깊이와 이야기를 저는 알고 있습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완벽해야 하며 경쟁에서 반드시 살아남아 무엇이든 남들보다 하나는 잘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다그치며 여러분들을 궁지로 몰아 넣을 것입니다. 그 세상의 메시지 앞에 세상이 만들어 놓은 폭력적인 성공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여서 여러분 자신을 하대하거나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각자의 삶 속에 숨어 있는 재능을 스스로 찾아내고 여러분의 스타일로 삶을 뚜벅뚜벅 걸어가게 되기를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자신을 더욱 많이 사랑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여러분의 자신뿐 아니라 이웃과 공동체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로 살아가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개인만 생각하고 바로 옆에 있는 사람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며 자신의 삶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세상의 무능력한 구조앞에 의문을 가지시고 비판하며 작은 부분이라도 변화를 만들어내는 체인지 메이커의 삶을 살아내시기를 바랍니다.
성경에서는 우리를 그래서 “왕같은 제사상”“거룩하나라의 백성”혹은 “빛과 소금”이라 칭합니다. 우리는 어떤 철학자가 말한 것처럼 “세상에 내동댕쳐진 존재가 아니라” “ 세상에 변화를 주기 위해 부름받은 존재임을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러한 부르심은 외로운 길입니다. 꽃길만 걸으면 좋겠지만 가시밭길을 걸어야 합니다. 불편하고 귀찮은 일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그리스도인의 길은 “좁은길”이라고 표현합니다.
이제는 정말 헤어져야 할 시간입니다.
각자의 삶들을 살아가다가 봄꽃이 피기 시작할 때, 어느 지역에 있던 바다를 보며 제주를 떠올릴 때, 삶이 지쳐서 하늘을 쳐다볼 때, 만남의 환희를 경험할 때 또한 가슴이 찢어지는 이별을 경험할 때.. 나숲에서의 시간을 떠올린다면 우리는 물리적으로는 다른 곳에 있지만 같은 시간을 사는 것입니다.
또한 넘어진 사람의 손을 잡아주고 “괜찮냐”고 물어줄 때. 홀로 왕따된 사람의 친구가 되어줄 때, 남들이 다 양심을 어기고 ‘세상이 그렇게 하니 이정도는 괜찮아!’ 라고 여기며 살아갈 때, ‘아니야 나는 이 길을 학교에서 배운 길이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이야!’ 라고 말하는 그때에 우리는 다른 곳에 살아 가지만 함께 하나님 나라를 사는것입니다. 나무와숲공동체를 함께 걸어가고 있는것입니다.
나무와숲의 저와 이연주, 서영상, 이혜원, 고현섭, 이인경, 김예림, 박효경, 김순자, 한백병, 황경선 선생님은 너희들의 삶을 끝까지 지지하겠습니다.
누가뭐라해도 여러분들은 우리의 가장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제자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시를 하나 올립니다.
날개를 활짝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 거야.. (웃음)
흔들리며 피는꽃 -도종환-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피어나니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다 젖으며 피었나니바람에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피었나니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나무와숲학교 제1회 졸업식이 조촐하게 치뤄졌습니다.
이전에 마친 친구들도 모두 소중한 제자들이지만 12학년까지 채운 아이들은 처음이기에 1회 졸업식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좀 차분하게 경건하고 진중하게 졸업식을 보내보려 했는데.. 이미 “이젠 안녕!”를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부르기 시작하면서 울음은 터져 버렸습니다.청승을 떨까봐 앞에 나가서 함께 축하노래를 부르지도 못했습니다.
“교장의 보내는 글”에서는 한 문장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눈치없는 울음을 참아 내느라 애썼습니다. 아이들의 시간의 깊이와 그들의 삶의 맥락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서 더 눈물이 난것이라 여겨집니다.
작은 졸업식이었지만, 아름다운 졸업식이었습니다. 그 동안의 선생님들과 부모의 노고를 다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지만 졸업식 내내 그 사랑의 숨결이 가득했습니다. 이 아이들은 세상에 나가서 이 사랑의 힘으로 살아내리라..
아이들과 부모님들 앞에서 나눴던 ‘보내는 글’의 일부를 공개합니다. 글 속에 학교의 교육철학이 담겨있습니다~
그 동안 마음으로 기도와 물질로 함께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나무와 숲 학교 제 1회 졸업생들에게- 보내는글]
나무와 숲 학교 제 1회 졸업생들에게
사랑하는 나무와 숲 1회 졸업생들 여러분 사실 선생님은 여러분들이 벌써 졸업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사실 아직도 더 가르치고 싶은 것이 많고 더 많은 것을 함께 공유하고 싶은데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우리는 키가 작든 크든 어떠하든 서로의 어깨를 빌려줄 수 있는 어깨동무의 가치, 다양한 나무들을 존중하는 교육을 통해 아름다운 하나님 나라의 숲을 만들어가는 학교라는 교육목적으로 여러분들을 교육했지만 정말 너희들에게 우리의 무릎을 굽혀서 어깨를 잘 내어주었는지, 정말 여러분들의 삶을 존엄히 여기며 각자의 다양한 개성들을 존중하며 교육했는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때로는 너희들에게 무한격려도 했지만 잔소리로 들릴 쓴소리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선생님들의 사랑이 여러분들의 삶 속에 깊이 뿌리 내리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시간의 깊이와 이야기를 저는 알고 있습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완벽해야 하며 경쟁에서 반드시 살아남아 무엇이든 남들보다 하나는 잘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다그치며 여러분들을 궁지로 몰아 넣을 것입니다. 그 세상의 메시지 앞에 세상이 만들어 놓은 폭력적인 성공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여서 여러분 자신을 하대하거나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각자의 삶 속에 숨어 있는 재능을 스스로 찾아내고 여러분의 스타일로 삶을 뚜벅뚜벅 걸어가게 되기를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자신을 더욱 많이 사랑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여러분의 자신뿐 아니라 이웃과 공동체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로 살아가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개인만 생각하고 바로 옆에 있는 사람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며 자신의 삶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세상의 무능력한 구조앞에 의문을 가지시고 비판하며 작은 부분이라도 변화를 만들어내는 체인지 메이커의 삶을 살아내시기를 바랍니다.
성경에서는 우리를 그래서 “왕같은 제사상”“거룩하나라의 백성”혹은 “빛과 소금”이라 칭합니다. 우리는 어떤 철학자가 말한 것처럼 “세상에 내동댕쳐진 존재가 아니라” “ 세상에 변화를 주기 위해 부름받은 존재임을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러한 부르심은 외로운 길입니다. 꽃길만 걸으면 좋겠지만 가시밭길을 걸어야 합니다. 불편하고 귀찮은 일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그리스도인의 길은 “좁은길”이라고 표현합니다.
이제는 정말 헤어져야 할 시간입니다.
각자의 삶들을 살아가다가 봄꽃이 피기 시작할 때, 어느 지역에 있던 바다를 보며 제주를 떠올릴 때, 삶이 지쳐서 하늘을 쳐다볼 때, 만남의 환희를 경험할 때 또한 가슴이 찢어지는 이별을 경험할 때.. 나숲에서의 시간을 떠올린다면 우리는 물리적으로는 다른 곳에 있지만 같은 시간을 사는 것입니다.
또한 넘어진 사람의 손을 잡아주고 “괜찮냐”고 물어줄 때. 홀로 왕따된 사람의 친구가 되어줄 때, 남들이 다 양심을 어기고 ‘세상이 그렇게 하니 이정도는 괜찮아!’ 라고 여기며 살아갈 때, ‘아니야 나는 이 길을 학교에서 배운 길이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이야!’ 라고 말하는 그때에 우리는 다른 곳에 살아 가지만 함께 하나님 나라를 사는것입니다. 나무와숲공동체를 함께 걸어가고 있는것입니다.
나무와숲의 저와 이연주, 서영상, 이혜원, 고현섭, 이인경, 김예림, 박효경, 김순자, 한백병, 황경선 선생님은 너희들의 삶을 끝까지 지지하겠습니다.
누가뭐라해도 여러분들은 우리의 가장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제자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시를 하나 올립니다.
날개를 활짝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 거야.. (웃음)
흔들리며 피는꽃 -도종환-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피어나니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다 젖으며 피었나니바람에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피었나니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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